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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청와대]金대통령「입장표명」문안작업 착수

입력 | 1997-05-17 20:51:00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된 17일 청와대의 분위기는 착잡함 속에서도 「어차피 예정됐던 일인 만큼 털고 일어서는 계기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오전 金瑢泰(김용태)비서실장으로부터 金賢哲(김현철)씨의 구속에 관한 보고를 받고 『죄를 지었으면 받아야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수석들에게 현철씨의 구속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각오로 일해달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尹汝雋(윤여준)대변인은 이날부터 내주 중반 발표할 김대통령의 입장표명 문안의 골격짜기에 들어갔다. 다른 수석들도 오후 늦게까지 잇따라 김비서실장 주재로 구수회의를 갖고 대통령에게 건의할 내용을 조율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현철씨가 검찰출두 직전 측근에게 「나는 죄가 없다」는 취지의 구술을 했다는 보도가 국민감정을 자극, 사태수습을 꼬이게 만들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구술내용을 보더라도 대통령이 얼마나 속을 썩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시중에서는 김대통령이 아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고 비난하지만 그렇지 않다. 언젠가 모두 얘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