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賢哲(김현철)씨가 정관계에 심어놓았던 인사들은 그동안 현철씨의 입김을 업고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요직을 차지하는 등 「호시절(好時節)」을 누려왔다. 그러나 현철씨가 그동안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이권에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17일 구속되면서 그동안 「현철씨 사람」으로 불려온 유력인사들도 덩달아 구속, 면직 등의 「영락(零落)」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김현철사단」의 핵심인 金己燮(김기섭)전안기부운영차장과 吳正昭(오정소)전 안기부제1차장 등 안기부라인. 신라호텔상무 출신의 김전차장은 문민정부들어 일약 안기부기조실장으로 발탁돼 각종 고급정보를 현철씨에게 제공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조사결과 그는 현철씨의 대선자금 잔여금까지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구속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오전차장은 작년말 개각 때 보훈처장으로 발령받았으나 현철씨의 안기부라인으로 밝혀져 임명 2개월만에 경질됐다. 현철씨의 오랜 친구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朴泰重(박태중) ㈜심우대표는 이미 현철씨를 등에 업고 민방선정 개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 李晟豪(이성호)전대호건설사장도 현철씨 비자금관리 등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金佑錫(김우석)전내무장관은 현철씨의 YTN사장 임명추진의혹과 관련해 본인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구설수에 올랐는데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金德龍(김덕룡)의원이 대표적인 김현철 비호세력으로 비난해온 李源宗(이원종)전청와대정무수석 姜三載(강삼재)전신한국당사무총장 등도 여권을 좌지우지하다 한보태풍의 와중에 결국 교체됐다. 한편 청와대사정비서관을 지낸 李忠範(이충범)변호사 金爀珪(김혁규)경남지사 金武星(김무성) 金佶煥(김길환)신한국당의원 등은 모두 현철씨 사건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 있다. 이밖에 지난 4.11총선 때 현철씨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은 후보들이 여러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좌불안석(坐不安席)」의 처지에 빠진 이들이 부지기수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