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달러당 1백27엔까지 떨어졌던 엔화 시세가 점차 상승, 최근 1백15엔대까지 절상됐다. 하지만 초(超)엔고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정도의 환율 자체는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제부터 기업이 엔약세에 의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내수를 촉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엔화 시세가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선 데는 엔화절하가 계속되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가 다시 확대돼 마찰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4월말 美日(미일) 수뇌회담에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 총리에게 수출이 아닌 내수 주도의 경기확대책을 요구했다.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도 성명을 통해 엔화 절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은 6월에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주요국 수뇌회담까지는 엔화 약세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 따른 일본 통화당국의 「협조 개입」 가능성과 향후 일본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관측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엔화를 사자고 나서도록 한 것은 금리동향이다. 일본이 현재의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엔화 약세의 중요한 원인이었던 미일간의 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금리차가 줄어들면 투자대상으로서 엔화의 매력은 종전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엔화 시세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앞으로의 금리 인상을 미리 보여주는 경제지표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금융계도 산업계도 금리 인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은행 등은 불량채권의 처리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정리·동경〓권순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