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구가 제2회 동아시아대회에 걸린 6개의 금메달을 독차지, 이번대회 한국의 최고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은 남녀단체전에서 각각 종주국 일본을 제압한데 이어 남녀단식 결승에서도 한국선수끼리 맞대결해 사이좋게 금 은메달을 나눠 갖는 등 「집안 잔치」를 벌였다. 특히 한국은 생활체육으로 완전히 자리를 굳힌 일본과 달리 학생팀 등에만 의존하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개가를 올려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구는 테니스와 비슷하나 테니스가 상업화에 성공하는 사이 뒷전으로 밀려 올림픽에도 들어가지 못한 종목.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그나마 성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비인기종목으로 받아들여져 유망 선수들도 성장하면서 테니스로 전향하기 일쑤다. 때문에 한국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에 비해 경기력이 훨씬 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94년 박상하회장이 대한정구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종목육성에 나선 결과 그해 히로시마아시아경기 여자단체전과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 일본과 대등한 경기력을 갖게 됐다. 이어 95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체 금메달을 획득하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남녀단체와 여자단식을 제패하는 등 정상의 기량을 지켜왔다. 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번의 쾌거는 일본을 완전히 따돌리는 계기가 됐다. 내년 방콕아시아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