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불황속 직장 풍속도]구내식당 『북적북적』-카풀 출퇴근

입력 | 1997-05-19 08:08:00


불황이 길어지다보니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졌다. 비싼 음식점대신 구내식당이 붐비는가하면 승용차를 집에 놓고 대중교통이나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또 실직자가 늘고 직장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넥타이부대」들이 영업용택시 핸들을 잡는 일이 많아 택시업계 구인난도 해소되고 있다. LG그룹 쌍둥이 빌딩 구내식당은 요즘 점심식사때만되면 초만원이다. 지난해 이맘때 하루평균 이용자수가 8천명 수준이었으나 요즘은 1만명가량으로 늘어났다. LG화학 K부장은 『구내식당에 늘어선 줄의 길이를 보고 불경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주차비 기름값 지원이 없어진 뒤 요즘은 출퇴근도 통근버스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들은 아예 전봇대나 게시판에 직장소재지, 출퇴근 시간 등을 적은 공고를 내 카풀할 차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예 애물단지인 승용차를 집에 두고 다니며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 양천구 목동이 집인 삼성물산 L과장은 두달전까지만해도 승용차로 강북 도심까지 출근했다. 차량보험료와 주차비 기름값을 합쳐 한달평균 유지비가 30만원가량 들었다. 평소 유지비때문에 차를 놓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도 요즘엔 생각이 달라졌다. 올해 임금이 동결되고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되다보니 긴축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심한게 자가용출퇴근 포기. 출근은 통근버스로 퇴근은 지하철로 하다보니 한달 교통비가 2만원가량으로 줄었다. 명예퇴직 조기퇴직 등의 확산으로 영업용택시를 잡는 넥타이부대들이 많아져 택시업계가 즐거운 비명이다. 중견 제조업체에서 15년간 근무하다 퇴사하고 석달전 택시회사에 입사했다는 영업용 택시기사 김모씨는 『아예 택시회사에서 「명예퇴직자 우대」라는 광고를 내 걸 정도』라며 『택시회사들은 그동안 인력이 부족해 엄두를 못냈던 근무태도 불량기사들에 대해 정리작업까지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