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뺨위의 마지막 입맞춤은 나의 흐느낌으로 변한다.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사랑과 고통의 기억.…처음엔 편지를 쓰고 있었다. 쓰다보니 내밀한 일기가 되어 버렸다. 바람이 남쪽에서 분다. 매일 같은 시간 주변의 고요를 깨뜨리는 비행기는 오늘도 북쪽에서 날아와 내려앉는다』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애절한 편지. 그러나 이 편지는 펜이 아니라 온 몸으로 쓰여진다. 스윙글 싱어스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직조된 비발디와 모차르트를 사뿐사뿐 밟으며 연인에 대한 사랑과 미움을 몸짓으로 풀어낼 그 남자는 미셸 켈레메니스(37). 이론과 실기에 모두 정통한 실력파로 프랑스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가 5인조 남성현대무용단을 이끌고 내한, 27일 오후 7시반 서울 정동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갖는다. 4장으로 구성된 장편무용 「사랑하는 이에게」. 마르세유 출신으로 국립 몽펠리에 안무센터에서 수학하고 뉴욕으로 건너가 머스 커닝엄의 춤을, 남아프리카에서는 현대무용을 연구했다. 89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후 95년 국립 발 드 마른 무용 비엔날레에서 「움직임」을 개막공연으로 올려 호평을 받으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개가 넘는 안무작품의 대부분이 고전음악에서 모티브를 따 왔으며 춤동작도 음악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02―778―0693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