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후배시인에게 주는 상, 「현대시동인상」 올해 수상자로 삶의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신진 이대흠씨(30)가 선정됐다. 이 상은 60년대 시단의 젊은 기운을 주도했던 현대시동인들이 심사, 수여한다. 중진 정진규 오세영 김종해 이승훈씨 등 14명이 동인. 이씨는 막노동으로 이십대 청춘을 보냈다. 처음엔 화공약품공장에 들어가 유독한 톨루엔을 다루며 살았다. 위장병을 얻었으며 정신이 혼미했다. 이런 현실체험은 시에 배어나 현실과의 응전력이 되고 있다. 그는 서울예전 문창과를 다녔으며 건축공사장에서 배관설비 등을 해왔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골판지나 포장지에 메모하며 「먼지와 함께 시를 써왔다」. 선배들이 그의 장점으로 「강인한 남성적 상상력」과 함께 「깊은 인식 능력」을 드는 것도 그가 조숙해 버렸기 때문이다. 「길 옆의 잎새들 환하게 등 켠다/돌들도 제 나름의 불을 밝힌다/오래 걷다보면 모든 것이 등불이 된다/저렇게 내 앞을 비추는 것들/길을 걸으며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짓밟고 간다」(「밤길」후반) 그는 최근 「앉아서 글을 쓰고 싶어」 현장일을 그만 뒀다. 그의 시의 민중적 서정은 반(反)「현대시동인」적이란 평도 받는다. 심사에서 치열한 후보대립이 거듭돼 선배시인들은 최종투표를 네차례 거쳤다는 후문이다. 〈권기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