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 화물차의 부산에서 서울까지 편도 운송료는 현재 40만원선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류비와 고속도로통행료 등 직접경비를 뺀 순수 운송료는 얼마나 될까. 먼저 유류비부터 살펴보자. 화물차에 사용되는 경유값은 4월말 현재 ℓ당 3백74원으로 지난해 1월의 2백61원에 비해 43.3%나 올랐다. 18t 화물차의 연비를 ℓ당 2.37㎞로 계산하면 부산∼서울(4백50㎞) 운행에는 1백90ℓ가 소요된다. 유류비만 7만1천60원으로 운송료의 17.8%에 이른다. 다음은 고속도로통행료와 도심에서 소요되는 각종 통행비용. 18t의 경우 고속도로통행료가 2만6천1백원이며 부산 서울의 시내통행에 필요한 비용은 평균 3천원 정도. 모두 2만9천1백원으로 운송료의 7.3% 수준이다. 또 한가지는 화물 알선수수료. 규정에 따르면 운송료의 5%가 되지만 마치 부동산중개료처럼 시장가격은 별도로 있다. 현재의 화물시장에서 18t 차량의 화물 시장가격은 10만원선으로 운송료의 25%나 된다. 결국 △유류비 △고속도로통행료 및 시내통행비용 △알선수수료 등을 모두 합하면 20만1백60원으로 전체 운송료의 50%를 넘어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나 할까. 이같은 현상은 8t, 11t, 15t 화물차도 마찬가지여서 화물운송료의 40∼50%가 직접경비로 지출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아랑곳없다는 표정이다.현재 휘발유 가격의 44.6% 수준인 경유가격마저 올 10월 안에 80%선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과연 정부가 물류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조차 궁금하다. 소위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국가경제의 목을 죄고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흉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나친 물류비 부담도 크게 한몫하는 실정이다. 물류비 부담이 이처럼 커진 까닭은 간단하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외형과 실적에만 연연해 항만 하역 도로 화물터미널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은 오랜 기간과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장기적 과제다. 당장에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상황은 당장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수송용 유류의 면세화와 고속도로통행료의 인하 및 심야할인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있기를 제안한다. 이는 정부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실현가능한 방안이다. 이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