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TV의 「체험 삶의 현장」은 올해 스위스 국제방송제 「골든 로즈」 결선 부문에 진출했을 만큼 주목받은 프로다. 아시아에서 결선에 진출한 프로는 KBS의 「체험 삶의 현장」을 비롯해 NHK의 것 등 두 개. 「체험 …」은 또 노르웨이의 한 프로덕션이 구매 의사를 밝혀 접촉중이다. 스타의 현장 체험을 통해 노동의 소중함과 인간미를 추구하는 내용이 외국인에게도 리얼한 감동을 안겼을 법하다.
26일 방영내용은 최근 방한했던 인터넷 누드모델 이승희의 제주도 해녀 체험이다. 누드 모델의 몸매를 멋지게 보여주기 위해 해녀의 물질 현장을 착안한 아이디어가 그럴듯하다.
작업 현장은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한시간 뱃길의 홀내미섬. 고무 잠수복과 오리발을 갖추고 20m 아래의 해면으로 뛰어들었지만 수압 때문에 5초도 못견뎠다. 몇번을 시도하다가 두손들고 배위로 숨어들었으나 다음은 배멀미가 엄습한다.
그렇다고 물러서면 「방송 사고」. 결국 얕은 곳에서 소라 전복 성게를 따는 것으로 일당을 벌어야 했다. 5시간 노동으로 이승희가 거둔 수확은 전복 1㎏, 소라 8㎏. 일당은 겨우 3만원. 방한 12일 동안 CF 등으로 3억원을 번 이승희로서는 어떤 생각이 앞섰을까.
다음 코너는 「화력발전소의 승부사들」로 기아자동차 농구팀의 최인선 감독과 김영만 선수가 땀을 흘린다. 현장은 강원 영월의 화력발전소. 코트에서야 날고 뛰는 귀재들이지만 석탄 삽질 겨우 열번에 다리와 허리가 휘청거린다. 1천8백도의 불구덩이가 넘실대는 화력보일러. 곁에 다가서면 곧장 익을 듯한 열기 때문에 몸은 땀범벅이다.
〈허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