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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호화-선정-폭력성 주도…방송위

입력 | 1997-05-27 08:33:00


방송3사의 시청률 경쟁 격전지인 드라마에서 요즘 단연 MBC가 앞서고 있다. MBC는 「별은 내가슴에」와 그 뒤를 잇는 「신데렐라」로 지난 3년간 KBS에 빼앗겼던 「드라마왕국」의 영예를 회복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의 평가를 보면 MBC의 선두 탈환에는 적지 않은 생채기도 발견된다. 26일 방송위의 「TV드라마 현황 및 호화드라마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말까지 드라마의 선정성 폭력성으로 인한 제재 건수는 모두 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나 늘었다. 채널별로 보면 MBC가 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중징계인 「법정제재」 5건중 4건을 MBC가 받아 드라마 저질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최상의 생활수준을 누리는 20대 대졸이상 고학력자여서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것. 특히 MBC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져 20대(62.5%) 대졸이상(50%) 해외유학(12.5%)의 고학력자 편중현상이 4개 채널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들 주인공의호화판 생활은 입고 나오는 옷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방송위가 생활수준이 「최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6편의 드라마를 분석한 결과 회당 1인 평균 4.1벌의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MBC의 「신데렐라」가 7.1벌로 가장 많고 SBS의 「아름다운 그녀」가 5.4벌, 「모델」이 4.7벌로 나타났다. 특히 「신데렐라」는 1회에 등장하는 1인 평균 의상수가 가장 많아 지난달 26일 방송분에서 여주인공 황신혜는 무려 27번이나 옷을 바꿔입고 나오기도 했다. 전체 장면의 45.2%는 고급 레스토랑 호텔 별장 등 평범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무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또 드라마 주인공중 16%가량이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간 삼각관계로 자살기도를 하는가 하면(MBC 신데렐라, SBS 단 한 번의 노래) 미혼모가 사생아를 낳아 키우거나(MBC 못잊어, SBS 단 한 번의 노래) 첩이 본처와 함께 사는(KBS1 정때문에) 등 뒤틀린 가족관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위는 또 방송3사 4개 채널의 드라마가 전체 방송시간의 13.4%를 차지해 드라마의 편성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채널별로는 MBC가 16.4%로 가장 많았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