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신(波臣). 적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것도 아니고 승전으로 이름 석자를 떨치지도 못한채 이국땅에서 포로로 한많은 생을 접어야했던 조선의 선비들.역사의 응달에 묻힌 선조들의 생애를 임진왜란 당시 포로로 끌려가 일본 유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영남 유생 이진영과 그 아들 매계의 일대기로 새롭게 조명했다. 이진영은 그의 학식을 높이 산 기슈의 번주 도쿠가와 요리노부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며 끝내 신하되기를 거부했다. 아들 매계는 효의 개념을 생활수칙으로 명문화한 「부모장(父母狀)」을 남겨 일본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진영과 매계의 일대기는 개인사를 넘어 임란이후 한일관계사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범우사. 15,000원.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