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꿈과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보려는 교포의 소박한 꿈이 어느날 세 발의 총성으로 산산조각난다. 로스앤젤레스근교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교포 김조원씨가 비극의 주인공. 그는 지난해 12월 맥주를 훔쳐 달아나던 5명의 히스패닉계 청소년들에게 총을 쏴 그중 한 명을 숨지게 했다. 살인혐의로 구속된 김씨. 현지 언론은 이 사건을 한국계와 히스패닉계 주민들의 갈등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도하지만 1백여명의 히스패닉계 주민들은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다. 김씨가 평소에 베푼 이웃사랑과 히스패닉 사회에 대한 애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졸지에 혼자몸이 된 김씨의 아내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절망하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스스로를 추스른다. KBS가 해외 한국어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서울프라이즈」 수상작 가운데 최우수작으로 뽑힌 「세발의 총성―깨어진 꿈」은 미주 한국방송이 제작한 29분짜리 다큐이다. 이 프로에는 김씨의 곤경과 그 부인의 절망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초입에 나오는 자막처럼 「김씨가 다시 일어나도록 도와준 이웃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는 다소 모호하다. 차분하게 진행되던 내레이션이 후반부에서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흘러 신파조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