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가 『역사상 가장 고결한 행동』으로 회상했던 마셜 플랜이 시행된지 올해로 50주년이 된다. 28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자크 상테르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의장 등 유럽의 지도자들이 모여 마셜 플랜 5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갖는다. 1947년 6월 5일 미국 국무장관이던 조지 마셜은 하버드대에서 『우리의 정책은 굶주림과 가난, 좌절과 혼돈을 물리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원대한 구상을 최초로 발표했다. 「유럽 부흥 계획」이라는 정식 명칭보다는 이를 입안한 마셜의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원조계획으로 미국은 1948년부터 52년까지 4년간 서유럽 16개국에 1백30억달러를 무상원조했다. 당시 미국의 국민총생산(GNP)의 2%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었다. 현재시가로는 8백80억달러. 미국이 작년 한햇동안 해외에 원조한 금액의 6배에 이르는 규모. 오늘날에는 꿈도 꿀 수 없는 이 거대한 계획은 역시 오늘날에는 찾아보기 힘든 거물 정치가들의 원대한 비전과 인도주의적 양심에 따라 탄생한 것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외교정책」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2차대전후 유럽은 승자나 패자나 폐허와 굶주림 절망이 뒤덮은 암흑의 대륙이었다. 이같은 참상을 접한 워싱턴의 정치가 외교관들과 월 스트리트의 은행가들은 1차대전때 유럽을 방관했던 죄책감과 소련이 조종하는 공산주의 팽창을 막기위해 자유주의 수호의 불꽃을 피워올렸다. 마셜 플랜이 유럽에 가져다 준 진정한 선물은 「희망」이었다. 4년 뒤 유럽경제는 36%나 성장했고 선진국의 밑천이 됐다. 유럽은 이제 통합과 자유의 대륙으로 21세기를 맞는다. 통합유럽의 꿈은 여물고 있고 27일 체결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 기본협정으로 유럽의 안보는 더욱 공고해졌다. 〈권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