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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거래업체 『빈사지경』…한달째 돈가뭄

입력 | 1997-05-27 20:02:00


주식포기각서와 재산처분위임장 제출을 둘러싼 진로그룹과 은행권의 힘겨루기로 진로에 대한 긴급자금지원이 한달째 지연돼 진로와 거래하는 업체들이 심한 자금난에 빠졌다. 진로건설의 도시가스공사를 하고 있는 J설비는 지난 22일 진로건설이 공사대금으로 준 어음 2천만원이 부도나는 바람에 이달치 근로자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또 진로건설 하청업체인 S건설 A전무는 『지난 20일 진로건설이 어음 5천9백만원을 부도내는 바람에 급전을 구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돈받을 전망이 불투명해 상당수의 하도급업체들이 진로건설의 공사를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까지 부도처리된 진로그룹의 물품대금 등 진성어음은 모두 1백2억원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은 어음을 합하면 3백억원은 넘을 것으로 은행측은 추정했다. 진로그룹과 거래하는 중소업체들은 은행의 긴급자금 지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나 진로측과 채권은행들은 주식포기각서 및 재산처분위임장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은행측이 자금지원을 유보한 상태. 상업은행 관계자는 『㈜진로의 영업호조로 매일 20억원이 넘는 현찰이 들어오자 진로측이 버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힘겨루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