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금박위에 그려진 아기예수와 성모, 후광이 빛나는 예수의 초상…. 성화(聖畵)의 하나인 「이콘」이 한 천주교신자의 손에 의해 재현됐다. 서울 명동성당내 지하성당에서 이콘전시회(30일까지)를 갖고 있는 金炯夫(김형부·49)씨. 『이콘은 유화가 개발되기 이전에 널리 보급됐던 템페라기법으로 제작됩니다. 나무판에 헝겊을 붙이고 석고와 아교를 섞어 열흘동안 붓으로 칠한뒤 사포로 갈아내고 달걀 흰자위나 노른자위에 안료와 물을 섞어 그립니다』 한점에 한달이 걸릴 정도로 제작과정이 번거롭지만 몇백년이 지나도 색채와 선의 선명도가 그대로 유지될 만큼 보존효과가 뛰어나다. 신성함을 표현하기 위해 순금가루를 많이 쓴다.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그림이기 때문에 표현기법이 회화의 일반 원칙과는 많이 달라요. 소재나 색채, 화면구성 모두 전해내려오는 규칙을 따라야 하지요』 이번 전시작품중에는 金大建(김대건)신부의 이콘도 포함돼 있다. 82년 독일로 유학해 현재 쾰른에 살고 있는 그는 그리스정교회의 명예주교이자 쾰른대학에서 미술사를 강의하는 닛센신부를 만난 인연으로 신비스런 이콘의 세계와 접하게 됐다. 독일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연 적이 있으며 6월중 광주 대구 청주에서도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