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사이버공간은 인간의 정을 더욱 따스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다. PC통신에는 독신남녀들이 중심이 된 사이버공동체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하이텔에 만들어진 「이혼후기」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서로의 고통을 나누는 작은 모임. 이 모임은 이혼 과정에서 위자료 등 법적인 문제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사람을 위해 조언도 해준다. 이혼후기는 한달 남짓한 사이에 벌써 회원이 1백여명을 넘어서는 등 호응이 크다. 이 모임을 돕고 있는 한마음신경정신과 이규환원장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도 PC통신에서는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며 사이버공동체의 장점을 설명했다. 30대 이상 독신남녀들이 모여 만든 하이텔 「홀로서기」는 회원이 4백10명에 이른다.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봐야 화제는 가정얘기뿐. 이런 모임에 거부감과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서로의 일상생활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회원들의 경조사를 챙겨줄 뿐만 아니라 「북한어린이 돕기 모금운동」 같은 사회적인 활동도 활발하다. 혼자 사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이지만 1년에 한 쌍 정도는 결혼에 골인하는 통신커플이 탄생하고 있다. 나우누리의 「30대의 지성과 사랑」도 비슷한 성격의 모임. 이 모임의 시솝 이정광씨(37)는 『PC통신으로 얘기를 나누다보면 10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하루 평균 한시간 정도 PC통신에 들어가지만 회원 중에는 한달에 2백시간까지 온라인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