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세의 라이브」「실패탈출」 이 프로는 지명도가 높은 가수 이문세를 메인MC로 영입하고 주 4회를 각기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방영한다는 야심에 찬 기획으로 시작됐다. 비록 지난 한주간의 시청률은 한자릿수로 기대치에 밑돌았지만…. 28일 방영분에서는 「실패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음치로 고민하는 중년 여성과 삼각관계에서 실연한 남성의 사연을 다룬다. 1등과 스타 따라다니기에 익숙한 TV의 틀을 깨고 실패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신선하다. 프로에 참여하는 시청자와 소재도 다양한 편이다. 특히 21일 방영됐던 유선방송 기사의 권투에 대한 집념은 보통사람이 간직해 온 한 꿈의 기록이다. KO로 진 뒤 멍든 얼굴로 재도전을 벼르는 그의 눈빛은 진한 감동을 주었다. 여기까지는 모처럼 건져낸 「월척」의 모습에 가깝다. 그러나 시청률을 의식한 오락프로 특유의 병폐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연예인으로 구성된 「실패탈출 작전단」의 횡설수설은 존재의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1m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출연자에 대해 주고받는 이들의 대화는 무례하기까지 하다. 「몰래카메라」식으로 상대방에 대한 동의없이 맞선 장면을 공개한 것도 그동안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해온 TV 오락프로의 무신경을 그대로 노출한 대목이다. 드라마 「모델」팀의 홍보용 출연이나 여고생의 탤런트시험 실패와 같은 인기성 소재의 선택은 기획의 참신함을 바래게 하는 악습의 반복이어서 아쉽다. 〈김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