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공중전화 부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부스에 설치된 유리창은 술주정꾼의 발길에 차여 박살나기 일쑤고 통화중 상대방과 싸우거나 화나는 일이 있으면 송수화기는 화풀이 대상이 되고 만다. 전화번호부 대부분은 「낙서 광장」으로 변해 있거나 겨울철이면 불쏘시개로 쓰이기도 한다. 고장표지판을 비치하는 불편안내함은 아예 재떨이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 부스 내부 모서리와 전화기 각 부분은 담배 또는 라이터불로 지지거나 태워져 상처투성이다. 심지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부스 몸체를 차량 또는 오토바이로 들이받아 찌그러뜨리거나 부스 전체를 못쓰게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한국공중전화㈜ 서대구지점(지점장 羅龍國·나용국)이 관리하고 있는 공중전화 부스는 모두 1천6백13대. 작년 한해 동안 이 지점 관내에서만 연평균 4천여장의 유리창이 깨지고 각종 시설물이 파손돼 수리 또는 교체에 1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나지점장은 『우리 시민의식이 아직 공중의 재산을 아끼는 정도까지 이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구〓이혜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