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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접대부」가 는다…학교선 자고 밤엔 술집으로

입력 | 1997-05-28 20:16:00


밤부터 새벽까지 단란주점에서 일하고 낮에는 학교에 다니는 「여고생 접대부」들이 급속도로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 서울의 신촌 화양 돈암 신천 신림 면목동 일대 단란주점 50개소를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여고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일부 단란주점에서는 여중생들까지 만날 수 있었다. 지난달초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A단란주점에서 일하고 있는 서울 모 상고 J양(16)은 『같은 반 친구들중 10여명이 동숭동과 돈암동 일대 단란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한다』며 『방학 때는 우리반 학생의 절반이 넘는 30명 정도가 단란주점에 나간다』고 말했다. J양에 따르면 이 학교의 경우 학년에 관계없이 학급별로 전체 반원 50여명중 10여명이 학교수업이 끝난 뒤 단란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고 있다는 것. 가출청소년을 찾아주는 한국청소년선도회가 올들어 지금까지 찾아낸 가출 여학생 3백31명중 80%인 2백50여명은 가출 이전부터 이미 단란주점에서 일하고 있었거나 가출 직후 곧바로 단란주점 접대부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는 지난 24일까지 서울 도봉구 창동 I단란주점에서 일하던 모 여중 3학년 N양(14) 등 50명의 여중생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여중고생 접대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짧은 기간에 힘들이지 않고도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 이들은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난이나 주위의 선배 및 친구들로부터 단란주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고 대부분의 단란주점 업주는 이들이 여중고생 신분이라는 것을 알고도 취업을 시키고 있다. 낮에는 학교, 밤에는 술집을 오가는 이들 여학생의 이중생활은 체력의 한계때문에 5개월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대다수가 학교를 자퇴한다. 모 상고의 경우 지난해 입학한 여고생중 1년도 안돼 이미 1백여명이 학교를 자퇴, 2학년의 학급수가 지난해 9개에서 7개로 줄었다. 〈이현두·홍성철·이명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