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란설 특정기업부도설 등 악성 증시루머가 기업을 궁지에 몰아넣고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루머의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정치 경제가 혼란한 틈을 타고 더욱 기승을 부려 방치해선 안될 상황이다. 특별단속에 나선 검찰은 종전처럼 칼만 빼들었다가 흐지부지 끝내지 말고 이번엔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 증시의 악성루머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정보기관과 증권사 기업 관계자들의 정례 모임에서부터 주식단기차익을 노린 작전세력, 경쟁업체 등이 음해성 루머의 주요 진원지다. 근거없는 소문 때문에 자금난에 몰린 기업이 도산할 경우 그 피해는 도산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연관기업에 미치고 이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사회적 피해도 막대하다. 따라서 루머의 발본색원(拔本塞源)은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루머가 주로 유통되는 증권사들은 사실에 입각한 정보만 실명(實名)으로 교환하는 제도나 관행을 조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증권당국은 주식투자자가 정확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위공시 제재강화 등 공시제도 보완을 서두르기 바란다. 기업경영이 투명하지 못하고 공시가 충실하지 않아 루머 수요가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머가 기업공시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난 경우도 적지 않다. 경쟁업체를 헐뜯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근거없는 소문을 조작하는 작전세력, 남의 사(私)생활 관련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 등에 대한 처벌규정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루머에 춤추는 금융기관도 문제다. 어느 기업의 자금사정이 나쁘다는 소문이 나돌면 경쟁적으로 자금회수에 나서 멀쩡한 기업을 도산 위기로 몰고가는 행태는 금융기관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