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경선관련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하루 앞둔 28일 신한국당내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主) 의제인 당헌당규 개정안 확정은 관심 밖이었다. 오히려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대표직 사퇴 문제 때문이었다. 이대표 문제로 당내 갈등이 급기야 폭발하느냐,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식으로 끝날 것이냐가 주 관심사였다. 또 갈등이 폭발할 경우 자칫 전국위원회가 이대표와 「반(反) 이대표」 진영간의 격돌장으로 돌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 때문에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은 28일 오전 『아무리 작은 정당이라도 경선을 앞둔 상황에선 각 주자들이 세확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기 때문에 당이 마치 깨지고 무너질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게 마련』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당지도부는 또 이날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관리위원회」 위원 20명의 명단을 발표하는 등 경선국면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는 당지도부 울타리내의 움직임에 불과했다. 「반 이대표」 진영은 전국위원회 이전에 「결말」을 보겠다는 결의아래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李漢東(이한동)고문은 이날 한걸음 더나아가 「대표직 폐지 후 복수 부총재 제도 도입」을 주장하며 이대표에게 압박을 가했다. 朴燦鍾(박찬종)고문도 이대표가 전국위원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동안 언급을 자제해왔던 李萬燮(이만섭)고문도 이날 개인논평을 통해 『이대표는 김대통령에게 대표직 사퇴문제 결정을 미룰 게 아니라 직접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반 이대표」 진영과 보조를 맞추었다. 이날 열린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시월회」(회장 劉容泰·유용태) 긴급회동에서는 『각자 지지하는 대선주자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 동반탈당을 권유하더라도 절대 응하지 말자』는 제안까지 나오는 등 「탈당」 문제가 공공연히 거론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전국위원회가 「파국(破局)」속에 끝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전국위 바로 직전에는 김대통령과 이대표를 포함한 대선예비주자들의 오찬회동 일정이 잡혀져 있다. 경선주자간 갈등은 이 자리에서 대체로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게 당 관계자들의 지배적 관측이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