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에서 만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배석했던 양당 총무를 내보낸 뒤 7분간 밀담(密談)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때문인지 양당내에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우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한 이후의 공세수위를 조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대외적으로는 『발표내용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혔지만 30일 이후의 투쟁방법과 수위, 공격목표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여(對與)투쟁의 수위와 관련, 양당 총재는 김대통령과 李會昌(이회창)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을 개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총재가 28일 측근들에게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또 「이회창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이대표도 확실히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도 높다. 양측간에 시각차가 있는 거국내각 구성 문제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종필총재는 총재회담에 앞서 『대통령제에서는 거국내각을 구성해도 효과가 없다』는 반대논리를 준비해간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간의 합의도출은 안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김대중총재가 지난 20일 김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및 姜仁燮(강인섭)정무수석과의 대화내용을 공개했을 가능성도 있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