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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마주보기]SBS「영화특급-그렘린」

입력 | 1997-05-30 07:55:00


▼ 「영화특급-그렘린」 「TV는 생활이다?」 미국의 언론학자 마셜 맥루한은 「매체는 메시지다」라고 했다. TV가 정한 시간대에 의해 생활리듬이 따라가는 우리에게 TV는 삶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한때 「모래시계」가 「남편들의 귀가시계」로 불리지 않았던가.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 보면 시청자에게는 선택권이 좁아진다는 얘기가 된다. 모든 뉴스는 밤 9시에 방송되고 영화는 주말 밤에만 방영된다면 보고 싶은 때 골라 볼 수 없기 때문. 그런데 주 5일 근무 직장이 늘어나면서 금요일밤에 주말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토 일요일 밤에만 선보이던 영화를 금요일 밤으로 당긴 SBS는 그래서 돋보였다. 30일 방송되는 영화는 「그렘린」. 별 세개짜리(★★★)로 가족과 어린이용 오락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 지휘 아래 조 단테감독이 84년에 만들었다. 잭 갤리건과 왕년의 청춘스타 피비 케이츠 주연. 엉터리 발명가가 중국가게 만물상에서 이상하게 생긴 동물(모과이)을 사서 아들 빌리에게 선물한다. 그런데 이 동물에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다. 빌리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귀여운 모과이가 무서운 괴물로 변하는데…. 이 영화에서 인형을 등장시킨 것은 「ET」와 같은 수법이나 「ET」에서 보여준 인형 우상의 이미지를 역전시켜 보여준다. 귀엽지만 조건부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드러내는 잔악함은 조스를 연상케 한다. 무생물에 대한 생명부여, 스피디한 영상리듬의 미학 등 스필버그식 기법이 돋보인다. 〈김경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