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지검 특수부는 30일 총회꾼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 노무라(野村)증권의 사카마키 히데오(酒券英雄)전사장을 30일 상법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격체포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최고경영진이 개입된 회사차원의 비리임이 드러나 그동안 「상무 등의 개인비리」라고 주장해온 노무라증권의 신뢰도에 다시 한번 먹칠을 하게됐다.수사결과 지난 95년 총회꾼인 고이케 류이치(小池隆一)에게 전표조작 등을 통해 4천9백만엔 이상의 이익을 주는 과정에 사카마키사장이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 70년대부터 총회꾼으로 암약해온 고이케는 노무라 증권 주식 30만주를 구입한 뒤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보자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괴롭히겠다고 협박, 특별대우를 요구해 돈을 뜯어냈다. 고이케는 노무라 증권등 4대 증권사의 주식을 모두 30만주씩 보유했는데 주식매입자금은 다이이치 간교(第一勸業)은행으로부터 대출한 80억엔중 일부로 충당했다.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주주행세를 하면서 검은 돈까지 챙긴 셈.회사내부 극비사항이었던 노무라 스캔들은 작년말 회사경영에 불만을 품은 일부직원들이 언론에 투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 「일본판 한보비리」로 확대됐다.수사 과정에서 노무라 증권이 정치인 관료 등 1만명에 달하는 유력인사들을 「VIP계좌」로 별도관리,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전총리와 가네마루 신(金丸信)전 자민당부총재(사망)가 VIP계좌에 포함된 사실이 이미 폭로됐으며 마쓰우라 이사오(松浦功) 법무상등 현직 각료 4명은 과거 노무라 증권과 거래했다고 실토했다. 일부 잡지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의 이름까지 거론하고 있다.그러나 총회꾼에게 취약한 일본 금융산업의 체질과 뿌리깊은 정경유착을 여실히 드러낸 노무라 스캔들의 전모가 완전히 밝혀질지는 불투명하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