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은 지난해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이 해양수산부로 통합된 뒤 처음 맞는 바다의 날. 그러나 세계 12대 무역국인 우리나라의 「바다경쟁력」은 간단히 말해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가깝다. ▼ 해운분야 ▼ 지난해 7월 기준 우리나라 선박보유량은 8백33척(1,000t급 이상, 실질 지배선박 포함)으로 세계 9위. 선박 중량톤수(D/W)로 보면 한단계 오른 8위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함께 그리스 중국 홍콩 등 개도국까지 우리 앞에 버티고 있다. 우리 보유선박 중 75% 정도만이 국적선으로 분류되고 있다. 해운사 랭킹에서는 지난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국내 양대 선사가 각각 25억달러, 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7, 8위에 올랐다. 국내 해운사들의 전체 컨테이너선 보유 척수가 세계 5위에 오르는 등 컨테이너 운송에 편중돼 있다. ▼ 수산분야 ▼ 경쟁기반은 충분한 편. 삼면이 바다인데다 꼬불꼬불한 해안구조를 가지고 있어 육지면적(천㎢) 대비 전체 해안선길이(㎞)의 배율은 1백29배에 달한다. 이는 △일본 87 △영국 52 △인도네시아 23 △미국 6배에 비할 때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륙붕 면적도 육지의 3.5배. 어획량은 세계 9, 10위권. 선원 급료는 지난 88년보다 6배 가량 오른 반면 어자원은 고갈되고 있어 경쟁력도 약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은 전년보다 5% 감소한 16억달러에 그쳤고 오는 7월1일 수산물시장이 완전 수입개방되면 이 분야는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는 실정. ▼ 항만분야 ▼ 부산항의 분투가 눈부시다. 지난해 컨테이너 처리물량 기준으로 홍콩 싱가포르 등에 이어 세계 5위. 선박 및 화물입항료, 하역보관료 등 가격(항만시설사용료)경쟁력은 경쟁항인 싱가포르나 대만 고웅(高雄)항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해운 하역회사가 부담하는 항비(港費)는 월등히 높다. 적체가 심해 컨테이너 처리에 경쟁항보다 두배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분야 경쟁우위 확보는 내년 1월 개항하는 광양항에 달려 있다. 부산항과 함께 양항(兩港)체제가 가동되면 수심이 얕은 중국 상해(上海)항으로 연결되는 환적(換積)물량을 상당부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박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