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프로야구가 격동의 세월을 맞고 있다. 이제 겨우 출범 8년째. 올해부터는 대만메이저리그(TML)가 새로이 발족, 기존 중화연맹리그(CPBL)와 함께 때 이른 양대리그로 운영된다. TML은 네 팀. 따라서 대만 프로야구는 CPBL 신생팀 화신(和信)웨일스를 포함한 일곱 팀을 합쳐 모두 11개팀이다. 대학 다섯 팀, 실업 두 팀에 불과한 대만야구로선 팀당 10명의 무더기 용병에 의존하지 않는 한 선수 엔트리를 채울 능력조차 안되는 실정이다. TML은 올초 발족하면서 무차별 돈 공세로 CPBL측 선수들을 빼내와 물의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두 리그는 서로 말조차 건네지 않는 앙숙 관계로 돌변했고 경기수는 거의 곱절로 늘어났지만 경기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해마다 5천명을 웃돌던 게임당 평균 관중수도 지난해 4천5백48명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3천명대로 급격히 추락했다. 더구나 1일 끝난 제1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기간에는 파리를 날리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요즘 CPBL에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회의가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사무총장격인 다니엘 투 비서장은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얼굴을 붉힌다. 대만대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중일 프로야구연맹 회의는 오히려 뒷전이다. 그러나 TML측은 이상하리만큼 담담한 표정이다. 후발주자답게 선수복지와 팬서비스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판 노예문서인 종신계약제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5년후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혁신적인 방안을 채택했다. 당장의 적자는 감수하더라도 공짜표 나눠주기, 다양한 팬서비스 제공으로 인기를 끌어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이 첸 총재는 『어차피 미국이나 일본처럼 양대리그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면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한다. 민생보의 왕신량기자도 『TML은 발족 당시 언론으로부터 많은 매를 맞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인정을 받고 있다』고 두둔한다. 그러면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영구제명을 받은 대표팀의 강혁을 대만에서 스카우트하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느냐』고 은근히 물어오기까지 했다. 현재 CPBL에는 한국화장품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서생명씨가 미전(味全)드래건스의 감독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올초 선수들과의 불화로 경질된 흥농(興農)불스 김용운감독과 현 OB스카우트인 안계장씨, 투수 한희민이 각각 감독과 선수생활을 한 바 있다. 〈타이베이〓장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