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젖줄인 한강이 지천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중병을 앓고 있다. 개발과 발전을 내세워 마구 어지르는 바람에 한강은 상처투성이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 한강 지천에 대한 조사 결과 중금속 성분이 사라졌고 중랑천에서 실지렁이가 발견되는 등 생태계가 일부 살아난 것으로 확인돼 한강을 살릴 수 있는 한가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강은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이뤄진 상류의 두 줄기가 경기 양주군 육내리 부근에서 하나로 합쳐지면서 본류가 만들어진다. 팔당댐을 통과하며 서울을 가로질러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총 유역면적은 2만6천2백19㎢이고 길이는 4백69.7㎞에 이른다.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나누어진 상류를 제외하고 팔당댐에서부터 하류의 서울시 경계인 신곡수중보까지의 약 58㎞는 지천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원 때문에 수질오염이 가장 극심한 구간이다. 이 구간에 한강으로 유입되는 주요 지천은 덕풍천 월문천 왕숙천 성내천 탄천 중랑천 반포천 욱천 불광천 안양천 마곡천 창릉천 등 12개. 팔당댐 아래에서부터 잠실수중보 상류까지의 한강은 2급수로 아직도 수도권시민들의 상수원수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잠실수중보 이하는 일부 하천의 기능을 상실한 지천들이 매일같이 토해내는 물질들로 나날이 오염이 심해지고 있다. 12개 지천이 하루에 한강에 쏟아내는 하수와 폐수량은 지난해 조사결과 5백16만2천2백45㎥. 지난 93년의 4백41만4천5백11㎥ 보다 17% 정도 늘어난 양이며 오는 2001년에는 지난해 보다 약 18%가 늘어난 6백9만9천6백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천의 한강유입량 중에는 생활하수가 91.7%로 가장 많고 이어 공장폐수(8.2%) 가축폐수(0.1%) 등 순이다. 12개 지천에서 검사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지난해 하루 평균 1백14만1천1백5㎏이었다. 지난 93년의 하루평균 1백3만7백1㎏보다 다소 증가한 것이며 2001년에는 1백30만7천7백13㎏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천의 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그만큼 산소요구량은 커지는 셈이다. 지천별 BOD를 보면 중랑천이 조사 때마다 전체 BOD의 25% 이상을 차지, 최악을 나타냈다. 지난 93년에는 하루 평균 29만7백46㎏, 지난해에는 31만9천9백55㎏이었으며 2001년에는 35만4천2백9㎏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랑천에 이어 안양천(30만8천2백40㎏·이하 괄호안은 96년 조사수치) 탄천(15만6천9백75㎏) 순으로 나타났으며 하천유역에 공장지역이 밀집해 있는 안양천은 공장폐수와 관계있는 질소총량(T―N)과 인의 총량(T―P)이 하루 평균 각각 5만2천6백49㎏과 1만7백97㎏으로 지천중 가장 많이 유입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10월 12개 지천의 24시간 수질변화를 조사한 결과 중금속성분인 카드늄(Cd)과 납(Pb)이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95년 검사에서 검출됐던 서울시 감시품목인 바륨(Ba)과 니켈(Ni)도 12개 지천에서 사라졌다. 최근 중랑천에서 실지렁이 등이 발견돼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보고도 한강 지천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게 한다.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장 金甲守(김갑수·48)씨는 『지천의 하수처리를 전문화해 한강오염의 주범인 생활하수의 한강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