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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홍신자씨, 죽산서 국제예술제

입력 | 1997-06-04 08:17:00


산기슭을 깎아 만든 객석과 흙을 다져 만든 원형무대. 뒤로는 깊은 산이 포근히 감싸고 앞으로는 저수지를 굽어보는 경기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 웃는 돌 야외춤 전용극장. 뉴욕 인도 하와이 등을 돌며 28년간의 구도여행을 한 전위무용가 홍신자씨가 둥지를 튼 이 공간에서 벌거벗은 육체와 기술문명의 상징인 비디오가 만난다. 「테크놀러지와 미스터리」를 주제로 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죽산국제예술제」. 덴마크 몽골 일본 등지에서 모여든 전위예술가들이 비디오아트 퍼포먼스 음악 춤 등 다양한 행위예술을 펼친다. 공연마다 최첨단 미디어기술과 원시적 생명력의 충돌이 벌어진다.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씨의 「만다라」와 노부키 쇼이치로의 「디지털 다이어리」는 비디오라는 현대 첨단문명의 산물에 인간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만든 「판도라의 상자」. 자신들의 작품앞에서 직접 퍼포먼스도 벌인다. 「씻김, 그리고 재살이」는 홍신자씨의 소리와 춤, 피리 북 아쟁 등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우러진 현대판굿. 덴마크 현대무용가 키트 존슨은 상반신을 드러낸채 5백년전 어린 미라를 소재로 한 「에피 프닉」을 춘다. 장성식씨가 연출한 「천황의 하사품」은 그리스비극 「트로이의 여인들」을 바탕으로 일제때 정신대로 끌려갔던 우리 할머니들의 아픔과 절망을 담은 연극. 몽골예술단은 소리가 50리 밖까지 울려퍼진다는 장가와 일곱 가지 음색을 낸다는 몽골 고유의 창법 흐미 등 전통음악과 춤에 유목민의 정서를 담아낸다. 6일엔 관객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이 준비돼 있다. 0334―675―0661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