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위의 한가로운 섬에서 서해의 낙조를 배경으로 해송 사이를 거닐며 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백령도 소청도 연평도 대청도 등 옹진군의 서해5도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그러나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여객선 운항이 취소되기 때문에 기상상태가 조금만 이상해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여행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1백여개의 섬으로 된 옹진군은 그동안 개발을 위해 몸부림쳐 왔다. 서울 강남에서 국내 기업체와 외국 투자업체를 대상으로 섬개발 투자설명회를 마련하는가 하면 공무원들이 상경해 어깨띠를 두른 채 서울 도심에서 홍보책자를 나눠주며 관광객 유치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는 관광객이 두배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캐나다 투자업체인 신도 개발이 확정됐고 뒤이어 투자업체들의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섬을 관광지로 개발하면 상품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잦은 여객선 결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해5도 등 인천 앞바다의 섬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웬만한 기상악조건에도 끄떡없이 운항할 수 있는 2천5백t급 카페리호의 확보다. 이를 위해서는 카페리호가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건설해야 한다. 현재 서해5도의 선착장은 수심이 낮고 시설이 열악해 카페리호가 정박하지 못한다. 정부는 1년여전 전남 홍도에 7백21억원의 예산을 들여 선착장 방파제 등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항만이 건설되면 홍도의 발전은 약속된다. 국책사업으로 홍도에 선착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제주도에 이어 관광객들이 많은 섬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천 앞바다의 섬들도 천연절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백령도의 콩돌해안 두문진기암괴석 사곶천연비행장과 대청도의 모래사막 등 4개소는 올해 안에 「명승」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이같은 천연절경을 간직하고도 서해5도의 해상관광지 개발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지연되니 안타깝기만 하다. 정부는 국책사업으로 서해5도에도 선착장을 건설하도록 지원해주기 바란다. 옹진군의 열악한 재정사정으로는 1천억원이 넘는 선착장 건설비용을 마련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관광지 개발 차원에서도 절실하다. 선착장만 건설된다면 인천 앞바다의 섬들은 콘도 호텔 골프장 윈드서핑장 야영장 등을 고루 갖춘 최고의 해상관광지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확신한다. 조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