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되는 법, 매장(埋葬)이든 화장(火葬)이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지요.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 뿌리에 거름을 주는 「낙엽귀근(落葉歸根)」의 의미를 넓은 안목으로 되새겨야 합니다』 매장을 당연시하는 유림 풍토속에서 과감하게 「화장 불가피론」을 편 李承寬(이승관·63)성균관전례위원장. 그는 『우선 정부가 장례관련 시설 투자를 늘려 마지막 떠나는 이에 대한 위엄과 존경의 분위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위원장은 『성균관이 화장제에 대한 입장 변화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힘들다』고 전제, 『다만 조상을 기리는 마음가짐이 경건하다면 장례방식만을 문제삼아 「후손의 무례」를 탓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묘지가 포화상태이고 장례의식이 병원 영안실에서 치러지는 상황인만큼 주자가례(朱子家禮)나 사례편람(四禮便覽)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남 담양 출신인 이위원장은 어려서부터 한학에 심취, 40대 초반부터 성균관 임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전주이씨양녕대군파 종중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12∼13일 열리는 종교지도자 세미나에서 「장례문화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박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