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얼마나 불확실한 가정과 추측 위에 서 있는가. 미국 아이오와대의 루이스 프랑크 교수가 최근 항성 지질학에서 천체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 지질물리학회에서 바다의 생성과 나아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기존 학설을 완전히 뒤엎는 증거를 제시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폴라 위성이 특수촬영한 사진에는 선명한 물체가 빠른 속도로 지구 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지구에 비를 내리게 한다는 「우주 눈덩이」 실체였다. 그가 11년전에 똑같은 학설을 제기했을 때 비웃음을 보냈던 과학자들은 이제 앞다퉈 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40t의 집채만한 크기의 이 눈덩이는 시속 3만2천㎞의 빠른 속도로 지구의 대기권을 때려 구름을 만들고 내려오면서 수증기로 변해 지구에 비를 뿌린다. 매일 수천개씩 지구에 돌진하는 이 눈덩이가 수억년의 기간동안 지구로 들어와 바다를 생성하는 모체가 됐다는 게 그의 학설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과학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생명체도 다른 행성에서 쪼개져 나온 이 눈덩이에 묻혀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아직 가설일 수밖에 없다. 지구 주위에 수많은 관측위성들이 이제껏 이를 발견하지 못한 점과 왜 달에는 그런 눈덩이가 돌진하지 않는지도 풀어야 할 의문들이다. 〈워싱턴〓홍은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