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에는 「민원박사」 4명이 있다.대학에서 준 박사학위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한 박사임에 분명하다. 민원관련 행정서비스의 질과 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민원박사」제도는 지방자치단체중 부천시가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기능직을 포함한 6급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원관련 15개 과목에 대한 시험을 쳐 평균 90점 이상을 받을 경우 「민원박사」 명칭을 부여한다. 박사가 되면 「희망부서 전보 우선권」과 해외연수 등 특전이 주어진다. 매년 두차례 있는 시험에 매번 2백명 이상이 응시하지만 과목이 많고 시험이 어려워 지금까지 배출된 박사는 4명에 불과하다. 민원박사 1호 崔京子(최경자·40·여·행정 7급)씨는 『공무원은 체계적인 교육기회가 적어 자칫하면 직장상사의 경험을 답습하게 된다』며 『민원행정의 근원까지를 파악해야 민원관련 행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천시 공무원들은 민원박사 시험공부반을 만들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등 열기가 대단하다. 지난 5월말에 실시, 오는 16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제7회 시험에도 2백11명이 응시했다. 지난 95년 세번째 도전 끝에 박사학위를 딴 金東鉉(김동현·33·행정 7급)씨는 『근본적인 대민 행정서비스 향상은 공무원의 질을 높여야 가능해진다』며 『동료들이 시험준비방법을 문의하고 관련 자료를 빌려가는 등 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시는 시험이 너무 어렵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틀림없는 사람만 「민원박사」로 뽑아야 시민의 신뢰를 얻고 제도의 효율성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앞으로도 쉽게 출제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이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