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정보 프로의 목적은 자사 광고인가.
지난 8일 방영된 MBC 「특종 연예시티」는 연예정보 프로의 고질인 홍보성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프로는 자사 드라마 「짝」의 출연진이 항공사의 명예승무원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사실 출연자들이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된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포상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것을 소개해선 안된다는 법이야 없지만 장황한 인터뷰와 연기자들이 받게 된 특혜를 늘어놓는 것은 속보이는 일 아닐까.
또 『온가족이 편안하게 지켜보는 드라마』 『「짝」을 보고 항공사 지원이 늘었다죠』라는 식의 홍보성 멘트는 낯간지러울 뿐이다. 또 「시대교감」이라는 제목으로 원로코미디언 구봉서와 개그맨 홍기훈이 만난 코너는 「정체」가 의심스럽다. 홍기훈은 계속되는 횡설수설 끝에 『선생님 책이 나왔죠』라고 말했다. 시대를 달리하는 두 희극인의 만남은 결국 아무런 내용없이 「책 선전」으로 끝났다.
이같은 자화자찬식의 홍보바람은 결국 클럽 DJ의 세계를 추적한 「특종 PD수첩」 등 돋보이는 기획물의 성과를 퇴색시켰다.
또다른 SBS의 연예프로 「생방송 한밤의 TV연예」는 PC통신의 여론광장에서 『당장 폐지하라』는 비판을 받는 수준. 최근에도 드라마의 출연진과 슈퍼엘리트모델 등 자사의 홍보로 장시간을 할애해 빈축을 샀다. 강원도에 있는 모델의 숙소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된 화면은 정전으로 조명이 나가 3분간 엉뚱한 장면을 비추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90년대 들어 그 어느 분야보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이 이같은 연예정보프로다. 버스와 전철을 타면 지난밤 이 프로에서 소개된 이런 저런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는 10대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자화자찬과 연예인의 동정을 미주알 고주알 다룬 신변잡기류의 정보는 제작진이나 시청자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 뿐이다. 「특종」 또는 「생방송」이라는 수식어에 집착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대중문화 현상의 허와 실을 분석하는 깊이가 아쉽다.
〈김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