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각본상과 여우주연상, 지난해 칸 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코엔형제의 신작 「파고(Fargo)」가 최근 출시됐다.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할리우드의 이단아」란 별칭을 얻으며 미국 독립영화계의 선두에 우뚝선 「용감한 형제」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의 여섯번째 작품. 코엔형제가 신문 사회면 구석에 보도됐던, 고향 미니애폴리스에서 1987년 실제로 벌어졌던 실화인 주부납치극을 영화로 만들었다.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 룬더가드(윌리엄 메이시분)는 자신의 아내를 납치, 돈많은 장인으로부터 몸값을 받아내기로 작정하고 두 명의 깡패에게 일을 맡긴다. 그러나 깡패들이 교통단속에 걸려 경찰과 목격자를 죽이면서 걷잡을 수 없는 눈사태처럼 상황은 돌변해 연쇄살인사건으로 번져간다. 만삭의 여경찰 마지(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잔혹한 상황속에 해결사로 등장, 사건을 풀어나간다. 여우주연상이 당연할 정도로 오롯한 연기력을 펼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후반부에서 슬쩍 읊조리는 독백이 영화의 주제를 명징하게 던진다. 『돈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다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84년의 데뷔작 「블러드 심플」(「분노한 저격자」로 출시)을 비롯, 「애리조나 유괴사건」(87년)「밀러스 크로싱」(90년) 91년 칸 영화제 대상수상작인 「바톤 핑크」 「허드서커 대리인」(94년)등 지적이면서도 유머를 잃지않는 이들의 독특한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파고」등을 통해 코엔형제는 「코엔표 영상미학」(하나의 장르로 평가되기도 한다)을 구축하고 있다. 〈김경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