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독일대사관이 최근 히틀러를 희화화한 방송광고의 중단을 요청하는 공한을 외무부에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독일대사관이 문제삼은 광고는 히틀러의 초상을 등장시킨 오리온제과의 껌 「엔토피아」광고. 제일기획이 기획한 이 광고에는 「만약 이 사람이 웃을 줄 알았다면 현대사는 다시 쓰여졌을지 모릅니다」라며 굳은 표정의 히틀러가 미소짓는 모습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독일대사관측은 지난 2일자 공한을 통해 『반인류 범죄자인 히틀러를 광고에 등장시킴으로써 아직도 히틀러를 잊지 못하고 있는 희생자가족들에게 불필요한 슬픔을 기억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대사관측은 이어 『반인류 범죄자를 단순한 희극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한국정부가 이같은 광고가 나가지 않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외무부는 독일대사관측의 요청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판단아래 지난주말 해당부처인 공보처에 독일대사관측의 뜻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9일 『독일대사관측이 이미 그같은 뜻을 전해와 독일부대사와 면담까지 했다』며 『여러가지 점을 고려, 얼마전부터 방송광고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대사관측은 얼마전에도 국내에 「히틀러 호프집」이란 상호의 술집이 등장하자 상호변경을 요청, 이를 관철시킨 바 있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