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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마주보기]「PD수첩」,美교포사회 도박열풍 취재

입력 | 1997-06-10 10:13:00


도박 중독증은 자신을 비롯해 가족까지 황폐화시키는 일종의 정신병이다. 「PD 수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의 교포사회에 부는 도박열풍을 현지 르포로 파헤친다. 미국 교포사회의 도박 열풍은 20여년간 일궈온 이민 1세대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가며 이혼 자살 등 파멸로 이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던 김모씨.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10여년간 적립한 1백만달러를 카지노에서 털렸다. 미국인 변호사와 결혼했던 김모 여인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출산이 임박한 순간에도 카지노를 떠나지 못했을 정도로 중증. 끝내 도박장에서 양수가 터지고 말았고 이혼도 피할 수 없었다. 유학생활 8년째인 박모군. 하룻밤 12만달러짜리 BMW를 도박으로 날리고 말다툼끝에 아내를 폭행, 가정폭력범으로 교도소에 복역중이다. 교포들이 이처럼 카지노에서 패가망신하는 이유를 단순히 개인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카지노 도박장이 자동차로 2, 3시간 거리의 생활권 내에 있고 한인고객만 관리하는 매니저가 따로 있을 정도다. 또 카지노 회사는 한국연예인 초청쇼나 골프대회 스폰서를 자청, 갖가지 방법으로 교포를 유혹하고 고리대금업자나 전문해결사 조직들이 교민들의 파멸을 부추기고 있다. 「PD 수첩」 취재진은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틱시티 등 도박도시의 카지노를 잠입취재, 도박장을 공개하고 도박으로 파산한 교포들의 집단 거주지를 찾아가 비참한 실상을 폭로한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