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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생각하며]채수삼/「커뮤니케이션」없는 사회

입력 | 1997-06-12 20:14:00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사람끼리 말이나 글자 음성 몸짓 등으로 사상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커뮤니케이션이란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상대방에게 건네주고, 또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사람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하겠다. 우리 옛말의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표현은 커뮤니케이션의 최고 단계에서 가능한 일이다. 흔히 대화의 단절을 얘기하고, 상호간의 불신을 문제삼는 것도 결국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다름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등 전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열린 사고」로 경청을 ▼ 상대방의 얘기에 진지하게 귀기울이려 하지 않고 내가 먼저 진솔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일종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우리 사회의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누군가는 과연 누가 되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어야 하고 나아가서 한국인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여야 한다. 정치인 종교인 교육자 경제인들이 맨 앞에서 끌어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솔직함과 솔선수범 이외의 무기는 있을 수 없다. 어떤 리더가 열가지를 하겠다고 공약을 했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서서 실천에 최선을 다하고, 과정 과정을 솔직하게 전하고, 결과에 대해 역시 솔직하게 말할 때 비로소 그 조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보다 더 진지하게 연구할 때만 학생들은 스승을 존경한다. 아무리 홍보하고 단속해도 음주운전이 끊이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교통문화는 절망 그 자체다. 기업가나 종교인 교육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직원들이 하루에 8시간 일하는데 사장이 6시간 일하는 기업은 100% 망한다. 모름지기 사장은 그 회사에서 제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그럴 때만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과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것이다. ▼ 21세기 리더의 자질 ▼ 다가오는 21세기는 정보 지식 창의력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는 지식사회가 될 것이라고들 한다. 21세기를 지향하는 조직과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중 하나는 「열린사고」가 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솔직함과 솔선수범만이 조직과 리더의 성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요건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래된 유교문화 군사문화 식민문화의 잔재 때문에 우리네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데에 대단히 미숙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라도 결코 늦지는 않았다. 모두다 가슴을 겸허히 열어 상대방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남이 어떻게 해주기에 앞서 내가 앞장서서 두 팔 걷어붙이고 땀 흘린다면 못 움직일 마음이 어디 있겠는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의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 보면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지 겸허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채수삼(금강기획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