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영어로 조문 전보를 칠 일이 생겨 전화번호부를 찾아보았더니 마침 국제전보를 안내하는 전화가 있었다. 격식을 제법 차려야하는 조문이었기에 영어로 된 예문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럴 수는 없고 한글 조문 11개가 있으니 예문 번호를 대면 영어로 번역하여 전보를 친다는 대답이었다. 한글 조문 내용은 모두 간단하게 한 줄로 돼있어 너무 성의가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번역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따라 받아보는 사람의 느낌이 다를 수 있는데도 영어 번역문을 알려 줄 수가 없다니 답답하다. 전보라는 것이 간단명료하게 내용이 전달되면 그만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간단한 것이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시대다. 내용이 길어지면 그만큼 돈을 더 내더라도 격식을 갖출 것은 갖추는게 예의다. 강신영(서울 서초구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