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인종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구성한 「인종문제자문위원회」 7인의 위원 가운데 한인2세 변호사 안젤라 오씨(42)가 포함됐다. 지난 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당시 생활의 터전을 잃고 절망에 빠졌던 재미교포들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오씨는 13일 백악관을 방문, 클린턴대통령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샌디에이고를 방문할 예정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샌디에이고에서 인종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침을 밝힌 뒤 7인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바탕으로 인종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오씨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직후인 92년5월1일 미 ABC TV의 특집 대담프로에서 앵커 테드 카플이 「흑인동네에서 한인들이 떠나면 그만」이라는 투로 흑인들보다 오히려 폭동의 피해자인 한인교포들을 비난하자 분연히 일어서 잘못을 지적했다. 카플의 가시돋친 물음에 맞서 한인교포들의 정당성과 억울한 사정을 전미국민에게 명쾌한 언변으로 밝혔다. 어눌한 영어때문에 피해를 보고도 억울함을 하소연하지 못했던 많은 교포들은 그에게 열띤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후 오씨는 NBC TV의 「도나휴 쇼」 등에도 출연, 한인들의 입장을 항변, 교포들의 울분을 풀어줬다. 한국명이 오은진인 그는 비록 교민2세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으나 『한순간도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있다』고 항상 강조한다. UCLA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잠시 일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인 데이비스 법대에서 법학을 전공, 86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 폭동이후 교민사회의 두터운 신망을 바탕으로 남가주 한인변호사회와 로스앤젤레스 한흑(韓黑)화해위원회 그리고 한인2세 여성단체인 「여성여론」 등에서 활약해오고 있다. 함께 7인위원회 멤버가 된 인물은 주지사 출신인 윌리엄 윈터와 톰 킨, 전국노조 AFL―CIO 부위원장 린다 샤베즈 톰슨, 흑인목사 수잔 존슨 쿡, 닛산USA회장 로버트 토머스, 하버드대법대 크리스토퍼 에드리교수 등이다. 〈윤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