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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美의 미사일 구매압력 『부당』

입력 | 1997-06-14 19:58:00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국제통상교섭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통상업무를 맡은 정부기관으로는 상무부와 국무부도 있지만 USTR가 이들 부처와 협의, 무역정책을 총괄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하며 대외교섭 창구역할을 하고있다. 대표는 각료급이며 바셰프스키 현USTR대표는 물론 미키캔터, 칼라 힐스등 그 전임자들도 우리에게 낯익은 인물들이다. 기회만 있으면 이들은 우리에게 통상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2백65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하고 2백26억달러어치를 수입해 39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그런데도 미국은 자동차쌀 항공저작권주세(酒稅)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에 불만이 많다. 바셰프스키 대표는 지난달에도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진출에 협조해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최근에는 개인휴대용 지대공(地對空)미사일 구매를 둘러싼 압력파문으로 韓美(한미)관계가 볼썽사납게 됐다. 미국 국무부대변인이 주한미군과 한미 양국의 방위협력 관계를 상기시키며 미국의 스팅어미사일을 구매하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미국 국방부는 한술 더 떠 양국간 구매합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는데 스팅어미사일 대한(對韓) 판매계획을 발표했다. 판촉(販促)활동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무례한 행동이다. ▼방위력 개선을 위한 무기 구입은 성능 가격 기술이전의 조건 그리고 기존 무기와의 상호 운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행동은 노골적인 압력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무기판매도 압력이 아닌 공정경쟁을 통해서 해야 한다. 파문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특히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