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거래가 금지된 보호 대상 동식물의 불법거래에 속달우편 서류위조 택배서비스 등 갖은 수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9일부터 세계 1백30여개국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정기회의를 갖고 있는 「멸종위기의 동식물에 관한 국제거래협약」(C ITES)이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 의하면 불법거래가 가장 활발한 종류는 앵무새 파충류 원숭이 등. 도마뱀 등 파충류는 짐속에 숨겨가지고 가는 방법과 대륙을 넘나드는 택배서비스망이 애용되고 있다. 또 최근 파푸아 뉴기니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려다 붙잡힌 2명의 옷가지 속에서는 희귀종으로 보호되는 11마리의 비단뱀이 발견되기도 했다. 곤충류 식물 한방동물약재 등을 거래할 때는 속달 소포가 애용된다. 비용이 저렴하고 감시를 피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이 작기 때문이다. 조류의 경우 보호대상임을 나타내는 표지 고리를 떼버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이크로칩 표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용 비상용(非商用) 등으로 속인 뒤 돈을 받고 팔아먹거나 수출허가서 세관신고서 등을위조해선적하는방법도 성행한다. 이 경우 이동도중에 귀중한 생물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또 고래고기는 고등어로 속여수출되고 있다. 불법 거래된 매와 육식새는 한마리에 20만달러, 흰표범가죽은 한장에 6만달러, 고급향수원료인 사향은 ㎏당 5만달러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CITES는 『불법거래가 대부분의 회원국에서 적발됐다』며 『가난한 나라는 가난하다는 이유라도 있지만 선진국은 전적으로 의지 부족』이라고 질타했다.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CITES 회의에서는 상아와 코뿔소뿔 고래고기의 제한적 수출허용문제와 동물 약재의 거래제한 등이 논의된다. 한편 세계은행도 이달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환경관련 유엔 특별회의에서 열대림 파괴가 현 추세대로 진행될 경우 30년안에 전세계 열대식물과 조류의 최고 25%가 멸종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혀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문제가 세계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고진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