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필종부(女必從夫)」에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나 할까. 민주계 중진 부인들사이에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부인인 韓仁玉(한인옥)여사에 대한 거부정서가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는 한여사가 지난달 29일 MBC 아침방송에 출연, 『역대 대통령 영부인 중 고(故) 朴正熙(박정희)대통령의 부인인 고 陸英修(육영수)여사를 가장 바람직한 영부인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반(反) 이대표 정서」가 강한 민주계 중진의 부인들은 『어떻게 대표 부인이라는 사람이 아들(김현철씨)이 구속돼 상심(傷心)에 빠져 있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부인인 孫命順(손명순)여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육여사 얘기만 늘어놓을 수가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 한 민주계 핵심인사의 부인은 최근 여대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손여사가 육여사보다 훨씬 덜 세련된 건 사실이다. 고집세고 평생 야당생활만 해온 남편 그늘에 있다 보면 다 그렇게 된다. 지금 손여사는 아들 때문에 가슴에 재만 남은 상태다. 그런데 경선주자 부인이라는 사람들이 TV에 나와 육여사 얘기만 늘어놓는 것을 보고 울분을 느꼈다』며 「경선주자 부인들의 육여사 찬양론」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함께 평생의 대부분을 야당생활로 일관해온 민주계 중진 부인들의 이같은 정서는 金潤煥(김윤환)고문의 부인에 대한 성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고문의 부인이 한일의원연맹 소속의원 중 주로 김고문과 가까운 의원의 부인들과 함께 대규모 일본방문에 나섰던 것도 이대표를 위한 경선운동이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