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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인터뷰/이인제]『이젠 젊은 지도자 시대』

입력 | 1997-06-18 20:07:00


[대담=김차웅부국장대우 정치부장] ―이지사의 인기가 급부상하면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오래전에 언급한 「깜짝 놀랄 만큼 젊은 후보」론이 재론되고 있는데…. 『나는 금년말 만49세가 된다. 「깜짝 놀랄 만큼」 젊은 나이는 아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김대통령은 후보선출과 관련해 연초엔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다가 그후 「중립을 지키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과연 정치의 장(場)에서 「중립」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갖고 있다』 ―무슨 뜻인가. 『한 시대를 개척하고 국가경영의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김대통령이 가만히 있는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대통령에게 그것(중립)을 요구하는 것도 정직하지 못하다. 김대통령이 무엇이든 역할을 해야 하고 또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김대통령이 어떻게 행동할 것으로 보나. 『김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 예측할 수는 없다. 정치의 장에 중립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의미에서 말한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대선예비주자가 유리한데도 김대통령이 가만히 있으면 그 사람 편을 드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대통령이 특정주자와 교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나와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 나는 대통령을 어렵게 하는 일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민정권 이후」에 대해 김대통령이 가장 큰 관심과 걱정을 갖고 책임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최근 신한국당 대의원을 상대로 실시한 본보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얼떨떨하다. 출발이 예상보다 좋다. 부동표가 40%를 넘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급상승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하는가. 『나는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세대교체를 갈망하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출마선언을 했다. 그후 내가 세차례의 TV토론을 통해 국민에게 세대교체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준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세대교체를 정의한다면…. 『우리 사회에는 농업사회세대와 산업사회세대, 정보사회 탈산업사회세대 등 세개의 세대가 공존하고 있으나 지금도 정치의 주도권은 농업사회세대가 쥐고 있다. 이것이 「3김(金)정치」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패권주의와 가부장적 권위주의도 농업사회의 산물이다. 낡은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치주도층이 산업사회세대로 이동해야 한다. 사회경제적 가치와 질서 그리고 통일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해 새로운 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3김」시대 청산에 대한 견해는…. 『3김시대의 유물인 지역패권주의는 국민을 대립과 분열로 몰고가 비생산적인 정치를 유발했다. 또 가부장적인 권위주의는 다원적이고 다양한 산업사회에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차단했다. 이 두 기둥을 갈아끼워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3김」의 퇴장만으로는 낡은 정치를 극복할 수 없다.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다면 대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가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지금 젊은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김대통령을 빼닮았다는 얘기가 많은데…. 『키는 내가 좀 작다. 김대통령 한 분에게만 정치를 배워 그런 말이 별로 기분 나쁘지 않다』 ―TV토론 이후엔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을 빼닮았다고 하는 얘기도 많은데…. 『박전대통령의 독재는 비판을 받아야 하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지도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문민개혁의 승계자를 자처하면서 박전대통령과 닮은 이미지로 인기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 아닌가. 『현실에는 아이러니가 항상 있다. 박전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현재의 정체와 혼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언제 생각했나. 『정치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가경영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또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문민정부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는데도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희망이 안보여 출마를 결심했다』 ―국민지지도나 대의원지지도에 비해 지구당위원장들의 호응도가 낮아 「거품」인기라는 지적도 있다. 『도지사로 있다보니 지구당위원장들과 접촉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지구당위원장들 마음 속에 대통령감으로 각인돼 있는 사람은 없다. 즉 지금은 이들에게 「부동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도 결국 민심과 시대의 요청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지사를 두고 정치경험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정치입문 후 10년간 나는 당과 국회에서 치열하게 일했다. 나보다 훨씬 짧은 정치경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유망한 주자들이 있다. 경험의 양과 질에 있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되지 않으면…. 『나는 경선결과에 100% 승복할 것이다』 ―이지사의 진짜 목표는 이번이 아니라 차차기라는 얘기도 있는데….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출마했다. 이번에 꼭 쓰임을 받고 싶다』 ―다른 대선예비주자들과의 연대가능성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선택받지 못하면 깨끗이 포기하겠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 이상에 맞는 사람이라면 조건 없이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 ―권력분산론과 역할분담론에 대한 견해는…. 『지금 후보들이 권력분산론을 제기하는 것은 합종연횡(合縱連衡)을 위한 의도로 보이는데 나는 반대한다』 ―李漢東(이한동)고문과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경복고 동문들과의 「K2 밀약설」이 나돌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92년 대선자금문제를 사건이 아니라 「정치문화적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해방 이후 각종 선거 때마다 금권 관권선거 시비가 뒤따랐으나 선거를 통째로 사건화해 해부한 적은 없다. 그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불법사실이 드러난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다』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입장은…. 『일단 법의 심판은 끝났으나 역사적 심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선 당사자들이 그렇게 참회하는 것 같지 않다. 이들의 회개를 전제로 이번 대선 전에 국민이 용서할 수 있는 화해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부인 金銀淑(김은숙)여사가 적극적인 외조활동으로 「한국의 힐러리」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집사람이 조금도 부끄럼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의 꿈은….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 중학교 때는 군인이 꿈이었다』 ―사법시험 합격이 좀 늦은 편인데…. 『대학시절 반독재투쟁을 하느라 공부를 별로 하지 못했다. 세차례 사시에 낙방하고 군에 갔다가 제대 후 사시에 합격했다』 ―별명은…. 『학창시절 머리가 크다고 해 「세모돌이」였다. 또 「배추머리」 「등소평」이란 별명도 있었는데 그 중 「배추머리」가 가장 맘에 든다』 〈정리〓임채청·사진〓강수관기자〉 ▼ 이인제지사 약력 ▼ △충남 논산(48세) △논산중 경복고 △서울대 법대 △육군병장 전역 △사법시험 21회 합격(79년) △대전지법판사 △변호사 △13,14대 의원 △국회광주특위 위원 △통일민주당 대변인 △민자당 제2정책조정실장 △노동부장관 △국회정보위원회 간사 △민자당 당무위원 △민선 경기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