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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화 현장]삼성전관「자원관리시스템」 국내 첫구축

입력 | 1997-06-24 08:10:00


《마우스 한번 클릭에 생산 현황이 한눈에 보인다.자금 입출금도 즉시 파악된다. 사장은 『이것 한번 파악해보세요』란 지시를 잊고 산다. 기업정보화를 통한 통합관리시스템이 가져다준 변화다. 불황 속에서도 기업의 정보화는 빨라지고 있다.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자 생존전략이라는 판단 때문. 뜨거워지는 국내외 기업의 정보화 현장을 찾아간다.》 삼성전관 해외영업부는 지난5월 정보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업무속도가 놀랄만큼 빨라졌다. 그 전엔 해외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27개 국내외 생산라인에 일일이 연락, 생산가능물량과 재고물량을 파악해야 했다. 이어 월말에 열리는 제조실무자와 판매실무자 회의를 거쳐 주문을 받을지를 결정했다. 출고까지 걸리는 기간은 통상 40일. 그러나 요즘은 마우스 버튼 하나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공장의 생산물량을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주문요청을 받으면 언제까지 얼마 정도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지 5분 이내에 답할 수 있게 됐다. 출고까지는 9일이면 된다. 전 세계 모니터시장의 17%를 점유, 세계 최대의 모니터 생산업체로 성장한 삼성전관(사장 孫旭·손욱)이 「제2의 창업」을 외치며 벌이고 있는 기업정보화의 한 단면이다. 이 회사는 빠른 고객대응과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업무프로세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95년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의 도입을 결정했다. 이 시스템은 영업 생산 구매 재무 등 12개 업무영역간의 영업정보를 상호연결, 사장이든 말단사원이든 회사 구석구석의 상황을 실시간(리얼타임)으로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게 한다. 회사는 이 프로젝트에 3백여명의 전담팀과 2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실무를 맡았던 金成原(김성원)과장은 『생산라인마다 제각각인 제품코드 검사기준 등을 단기간에 표준화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직원교육 등을 거쳐 착수 2년여만에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ERP구축에 성공했고 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앞선 정보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효과는 놀랄만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생산예약좌석제」. 각 라인마다 현재 예약된 생산주문량과 생산기간이 모니터에 표시된다. 주문 즉시 주문량과 출고기한이 입력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다. 종전엔 급한 주문이 들어와 생산라인을 바꾸려면 20시간이 걸렸으나 이 시스템 도입후 1시간으로 줄었다. 또 부품을 필요한 양만큼 주문할 수 있어 재고량도 크게 줄였다. 품질관리부문도 크게 달라졌다.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가 어느 공정에서 어떤 형태의 불량이 생겼는지 즉각 밝혀준다. 이는 부품업체까지 연결돼 있다. 이런 경영정보는 최고경영자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사람을 불러 업무현황파악 지시를 내리고 한참 뒤에 보고를 받는 식이 아니다. 집무실에서 사장이 회사 전체의 돌아가는 상황과 어떤 부문이 미흡한지를 체크할 수 있다. 월별 자금상황도 입출금과 동시에 시스템에 입력되므로 수시로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제품개발기간을 24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고 전 세계 24시간 애프터서비스체제를 구축, 경상이익률을 20%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宋大官(송대관)상무는 『일단 시스템은 개통됐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연말이 돼야 정착될 것』이라며 『정보화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