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개 협력업체와 거래중인 LG전자는 이들과의 원활한 업무협조가 과거 최대의 현안이었다. 자재구매 때마다 팩스로 서류를 주고받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했고 그만큼 납품이 늦어져 제때 생산을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급한 해외바이어의 주문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가 없었다. 부품업체로서도 불확실한 주문량과 촉박한 납품날짜 등으로 악성재고가 쌓여 자금순환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LG전자는 지난 2월 제조업체와 협력업체를 온라인 네트워크로 묶는 「GISVAN」을 구축함으로써 이런 문제들을 말끔히 해소했다. LG전자가 일일단위로 필요한 자재량을 온라인망에 띄워놓으면 협력업체들은 수시로 이를 조회, 납품계획을 세운다. 협력업체도 납품가능한 물량과 시기들을 알려와 LG전자는 급한 경우 업체를 골라 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LG는 품목 수량 시간 장소를 지정한 대로 납품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무(無)창고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전자메일로 의사소통이 이뤄져 수십가지 서류도 사라졌다. 이 회사 金仲起(김중기)구매전략팀장은 『업무속도가 50%이상 향상됐고 재고회전일도 과거의 5일에서 2일로 단축됐다』며 『소요되는 양식이 월 40만건 줄어들어 부대비용도 약 8억원 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GISVAN은 LG전자가 추구하고 있는 광속경영시스템(CALS)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이 시스템은 △상품기획 △제품개발 △부품조달 △출하 배송 △고객서비스의 5개 부문에서 업무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LGE2005」프로젝트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부품조달부문의 초기시스템인 GISVAN을 앞으로 협력업체관리(SCM)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 제품개발부문에서는 통합제품정보관리(PDM)시스템을 구축중이다. 한마디로 부품협력업체와 제조공정부문이 함께 개발에 참가, 개발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개념이다. 현재는 플라스틱을 직접 깎아서 이를 부품업체와 제조공정에 보내 검토하게 한다. 걸리는 시간은 한달. 그러나 컴퓨터기술을 이용해 3차원 형상데이터를 만들어 이를 온라인으로 협력업체와 공유하게 되면 하루면 충분하다. LG전자의 朴啓鉉(박계현)정보기술기획팀장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99년말까지 모두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