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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마주보기]「사람과 사람들」,재일작가 유미리편

입력 | 1997-07-02 07:53:00


유미리. 소설 「가족 시네마」로 일본의 대표적 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을 받은 스물아홉살의 작가. 그녀 이름 석자는 학교중퇴 자살미수 등으로 얼룩진 젊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낸 「역설적인 삶」의 상징이다. 「풀 하우스」 「물고기의 축제」 등에서 나타나듯 「무너진 가족」이라는 작품 주제는 자신의 삶과 고스란히 맞닿아 있다. 도박에 빠져 집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와 술장사를 하다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간 어머니.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유미리는 가족의 끈끈함을 역설적으로 경험했고, 이같은 가족의 붕괴를 통해 사회의 붕괴 그리고 우주의 붕괴를 그려냈다. 그러나 학교에서 겪는 지독한 이지메(따돌림). 열두살때의 자살기도를 시작으로 그는 수면제를 통째로 털어넣고 면도칼로 손목을 긋는 등 수없이 죽음의 사자를 초대했다. 그때마다 죽음은 「용케도」 그를 비켜갔고, 그는 불우한 어린시절과 정면으로 맞서 글로 터뜨렸다. 쓰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으므로. 그리고 유미리는 성공했다. 일본에서 유미리 열풍이 일 만큼. 프랑스의 르몽드지가 그의 사인회 테러협박사건을 「일본판 루시디사건」으로 보도할 만큼. 그는 최근 모국을 방문했을 때 『남들에게 「여자」라는 모습으로 비치기 싫다. 아웅산 수지나 잔 다르크같이 치열하게 살겠다』는 다부진 이야기를 남겼다. 유미리의 옹골찬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 프로는 인물다큐의 찡한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