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조립PC를 값싸게 구입하려는 알뜰 실속파라면 PC를 사기 위해 용산을 찾을 것이다. 대리점 백화점의 친절함과 철저한 사후관리를 마다하고 용산의 「값싼 고성능」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 준비 없이 쇼핑에 나섰다가는 엉터리 제품을 살 수도 있는 곳이 또한 용산이다. 용산에서 손해보지 않고 좋은 물건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순진한 사람들이 잘 걸려드는 「찍고 돌리기」에 우선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손님들이 한 제품을 마음에 두고 업소를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는 특성을 이용, 고객을 잡기 위해 일부 상인들이 사용하는 방법이 소위 「찍고 돌리기」. 예를 들어 A업소에 고객이 원가가 1백만원인 컴퓨터에 대해 문의해 오면 업소에서는 70만원에 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여기 저기를 다 돌아다녀 봐도 그 값에 그 물건을 주겠다는 곳을 못 찾은 고객은 다시 A업소로 돌아오게 마련. 흥정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손님 수준이면 한 단계 낮은 이 물건도 좋죠」 「한 단계 더 높은 이것도 4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나중에 가면 이 정도는 꼭 필요해요」. 은근히 이윤이 많이 남는 기종을 권하지만 손님은 「이 곳이 가장 싸니까…」라는 생각에 A업소에서 물건을 덜렁 사고 만다. 찍고 돌리기에 걸리는 사람은 대개 컴퓨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다른 업소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값을 싸게 부르는 곳은 일단 의심해 보는 게 좋다. 좋은 조건에 PC를 구입하더라도 꼭 따져봐야 할 점이 몇가지 더 있다. 조립이 끝난 후에는 내가 원하는 부품이 사용됐는지 케이스를 덮기전에 한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업소에서 제공하는 AS와 별도로 부품회사에서도 AS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되도록 사후관리가 철저한 국내 업체의 부품을 선택한다.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거나 비교적 잘 알려진 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게 좋다. AS를 받으려 용산을 다시 찾았을 때 물건을 구입한 업체가 망해버리고 온데 간데 없을 수도 있다. 이것 저것 다 감안해 보면 역시 컴퓨터에 대해 많이 알수록 좋은 물건을 싸게 살 확률이 높다. 용산의 한 업자는 『최근들어 용산의 신뢰도도 크게 높아지고 있으나 안심하지 못하는 초보자들은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와서 확인을 하거나 혼자 올 경우에는 차라리 돈을 좀 더 주고 서비스가 철저한 대기업 제품을 사라』고 권했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