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달 사무총장과 당무본부장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물밑 「힘겨루기」, 중하위 당직자 인사에서 나타난 「자기사람 심기」등 일련의 당내 「세력갈등」이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의 핵심에는 최근 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신주류로 부상한 李鍾찬(이종찬)부총재와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오랜 측근인 구주류측의 韓光玉(한광옥)부총재가 서 있다. 두 사람은 사무총장 당무본부장 중하위 당직자 인선과정에서 치열한 물밑대결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이부총재는 기획본부와 당 경선과정에서 자신이 이끌었던 「김대중후보 추대위」와 「밝은 세상」팀을 앞세워, 한부총재는 기존 당료를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2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蔡映錫(채영석)林福鎭(임복진)朴光泰(박광태)의원 등은 중하위당직자 인선결과를 놓고 지도부를 격렬히 성토했다. 이들이 겨냥한 「지도부」는 이부총재. 이부총재는 김총재로부터 인사권을 위임받은 「전형위원회」위원장이었다. 이부총재가 당 경선기간 중 자신이 이끌었던 후보추대위 인사들을 대거 발탁한 것이 잡음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이때문에 구주류측이 이부총재가 진짜 「김심(金心·김대중총재의 의중)」을 얻어 인사를 했는지 김총재에게 직접 확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당내기류가 대선 이후를 겨냥한 주도권 쟁탈전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김총재가 지난 5월 전당대회에서 『대선에서 승리해도 총재직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양측의 갈등을 조기에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김총재의 말대로라면 대선직후에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총재권한대행 지도위의장 후보단일화추진위원장 당무본부장 기획본부장 등 「위인설관(爲人設官」식의 복잡한 조직도 주도권 다툼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김총재가 건재하기 때문에 이같은 대립이 더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사불란」(一絲不亂)이 특징이었던 야당에서 이같은 기류가 생긴 것 자체가 관심거리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