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청와대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가신(家臣)」출신인 朴榮煥(박영환·47.1급)청와대공보비서관이 의원면직된 「사건」으로 술렁거렸다. 지난 93년 2월 김대통령 집권 이후 줄곧 대(對)언론창구역할을 해온 박비서관이 김대통령 임기 8개월을 앞두고 불명예 퇴진한 일이 다소 의외였기 때문이다. 박비서관은 지난 달 23일부터 시작된 김대통령의 유엔과 멕시코 방문 도중인 27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로 떠나는 대통령 특별기에 동승하지 않고 무단 이탈, 혼자 귀국했다. 박비서관이 돌출행동을 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추진과정에 대해 언론들이 「굴욕적 자세」라며 비판적 논조를 보인 데 대한 불만 때문. 박비서관은 무단 귀국 직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기자실에 술취한 모습으로 나타나 시종 『비뚤어진 보도자세』라며 거칠게 성토했다. 그는 이같은 소동이 있은 뒤 金光石(김광석)경호실장과 尹汝雋(윤여준)공보수석의 만류를 뿌리치고 무단 귀국, 사표를 냈다. 박비서관은 귀국 후 자신의 「과격한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대통령의 출장명령을 받고 수행하는 도중 무단귀국한 사실은 공직기강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결국 3일 金瑢泰(김용태)비서실장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은 김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했다. 박비서관의 행동을 두고 청와대안에서는 『한보사태 이후 언론의 「김대통령 때리기」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87년 대통령선거 직전 상도동캠프에 합류한 박비서관은 지난 93년 2월 현 정부출범 이후 김대통령과 매일 아침 조깅을 함께 한 측근중의 측근이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