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고문 등 7인 경선후보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합동연설회를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수령으로 여기고 있다. 각 후보진영은 정책과 비전, 이미지 전략,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연설회에서 내놓을 「출사표(出師表)」를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이회창후보측은 합동연설회에 대비, 의원 교수 등 15명의 참모들과 연일 전략회의를 갖고 연설문을 거의 완성한 상태다. 이번 합동연설회를 통해 대세를 굳힐 수 있도록 과거와 현재, 청년과 노장년층간의 수직적 화해, 동서간 여야간 당내세력간 수평적 화해와 통합을 강조한다는 게 이후보측 전략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급부상하는 李仁濟(이인제)후보의 젊음과 세대교체론에 맞서 경륜과 원숙함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마련했다. 한 측근은 『이후보가 선두주자인만큼 큰 실수없이 차분하게 연설하면 대세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다른 후보를 비방하기보다는 야당을 겨냥, 큰 정치를 역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壽成(이수성)후보는 이회창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해 「당심(黨心) 뒤집기」에 주력한다는 전략. 이를 위해 이회창후보의 「대쪽」「법대로」 이미지에 맞서 「화합과 포용의 정치」를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개발세력과 민주화세력을 통합하는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이후보 특유의 친화력과 솔직함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연설내용을 가다듬는 중이다. 한 측근은 『선동적인 연설보다는 이후보 스타일에 맞게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갖고 차분히 호소하는 방향으로 연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李漢東(이한동)후보는 본인이 직접 연설원고를 작성할 정도로 합동연설회에 비중을 두고 있다. 연설내용의 초점은 민주화세력과 경제개발세력이 합쳐 「DJP연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 특히 이후보측의 차별성 부각을 위해 「중부권주자론」 「여권의 적자(嫡子)론」을 강조, 중부권과 민정계 대의원들의 공략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후보측은 또 대구지역 합동연설회 때 고 朴正熙(박정희)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지역정서에 부응하는 이벤트도 구상중이다. 한 측근은 『변화와 개혁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며 대통합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대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연설에 강한 朴燦鍾(박찬종)후보는 합동연설회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부동표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자신이 나서야만 확실하게 본선(대통령선거)에서 야당후보들을 꺾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대의원들에게 역설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논리적인 연설보다는 감동의 메시지를 연설내용에 담고 21세기 경제대통령상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李仁濟(이인제)후보는 합동연설회를 TV토론으로 급부상한 국민적 지지도를 「당심(黨心)잡기」로 연결하는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崔炯佑(최형우)고문 캠프에서 옮겨온 교수자문단 등 참모들을 통해 자신의 지론인 세대교체론, 젊은 일꾼대통령론을 좀더 설득력있게 가다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 측근은 『경기 강원 충북으로 이어지는 초반 연설회 일정이 「이인제 돌풍」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며 『세대교체를 슬로건으로 초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말했다. 崔秉烈(최병렬)후보는 이미 발표한 10대 정책과제를 소개하며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 자신임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줄서기가 아니라 자발적인 투표를 통한 대의원 혁명을 호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다. 〈최영훈기자〉